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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주민이 바라보는 평화와 통일

철원군농민회 정책실장 김용빈

기사입력 2015-09-0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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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군농민회

정책실장 김용빈

한반도의 최북단 마을, 70여년의 세월동안 휴전선을 머리에 이고 살아온 지역 철원에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주제로 국재 평화 컨퍼런스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일~5일, 양일간에 걸쳐 국경선평화학교(교장 정진석 목사) 주최로 YMCA 국내 여러 지역의 관계자와 동아시아 지역 책임자들이 모여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필자는 분단지역에 사는 철원 주민의 입장에서 평화와 통일을 허심탄회하게 마음의 소리를 털어 놓았다.

 

참가자들은 철원 주민들도 다수 참여한 가운데 폭넓은 토론의 장을 펼쳤고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민통선 북방 지역을 자세히 둘러보며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체험하고 평화에 통일에 관심을 보이며 자신들이 해야 할 역할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선언」을 통해 구체적이고 다양한 행동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필자의 발표 내용>

 

동북아의 아픈 땅 한반도, 그리고 그곳의 중심 현장인 철원을 멀리서 관심을 갖고 찾아주신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 환영 합니다.

 

한반도의 건국 신화는 5,000년 전에 곰을 시조로 하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건국신화로 시작된 나라입니다.

그동안 다른 나라를 공격하기 보다는 수많은 외침을 막아내며 사냥보다는 땅에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농경문화를 중심으로 평화를 사랑하며 살아온 민족입니다.

 

식민지 시대가 끝난 2차 대전 후, 동서냉전으로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했고, 그 후 남북한은 서로 용서를 못하고 갈등과 증오를 주고받으며 지금까지 65년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은 작은 땅덩어리에 세계에서 제일 많은 군인이 밀집하여 있으며 세계의 화약고 중 하나로 불리며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의 길을 열어 보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병행하여 왔습니다.

 

72년도의 7.4 공동성명, 91년도의 남북 기본합의서, 2000년도 6.15 남북 공동선언, 2007년도의 10.4 선언으로 이어지며 두 번의 남북 정성회담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열리고 이것을 계기로 남북은 왕성한 교류의 시기가 있었으며 지속적이지는 못했지만 이산가족 상봉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는 싸움을 멀리하고 공동번영을 위한 평화의 길을 넓혀 보고자 꾸준한 노력을 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과 북의 정부 당국은 군사적 긴장이 자신들의 정권유지에 도움이 된다면 남북의 긴장관계를 언제든지 조성하여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발생한 남과 북의 군사 대결은 이곳이 언제든지 위험에 말려들 수 있고 민간인의 자유가 통제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무력 충돌이 한반도를 얼마나 불안하게 할 수 있는지를 또 한번 절실히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평화가 더욱 간절히 필요하고 불안정한 남북 관계의 안정을 위하여 앞으로 우리의 노력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증오와 갈등 보다는 이해와 사랑을 키워가야 할 때인 것입니다.

 

한반도 주변의 전쟁 당시 서로 적국 이었던 중국, 소련, 미국, 일본을 비롯한 나라들은 오래전에 적대적인 관계를 벗어나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일상적 교류와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쟁 당사자이고 하나의 민족이며 혈육인 남한과 북한만이 아직도 전시상태를 풀지 못하고 휴전 상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휴전선과 맞닿은 지역 중에서 제일 긴 휴전선 라인을 가지고 있는 철원은 군사적 요충지라는 인식이 매우 큰 곳이며 주민들도 군인, 전쟁, 증오를 중심으로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그 와중에도 철원에서는 북한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을 하여 왔습니다.

 

특히 북한의 기아와 식량난에 도움이 되고자 2000년 6,15 공동선언 이 후 전국의 농민들이 펼친 벼농사 못자리용 비닐 보내기 모금운동, 그 후 쌀 보내기 운동에 철원에서도 참여를 하여 주민들의 마음을 평화로 끌어내고 북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동참을 하였습니다.

 

철원군 지자체에서도 단체장이 평양을 방문하고 북철원에 농사용 기계인 경운기를 지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철원 지역에서는 다양한 통일 관련 행사들이 개최되는데 소개를 하면 철원주민들이 준비하고 참여한 경원선 철도 연결을 위한 철도 침목 모금 운동, 철원지역 예술인들이 펼치는 통일기원예술제, 여성들이 준비하는 남의 한라산물과 북의 백두산 물이 한탄강에서 만나는 통일기원합수제, 전방의 길을 따라 걷는 통일기원 걷기 대회, 국제평화마라톤대회, 매주 열리는 통일기원예배. 지역 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하는 통일 관련 행사, 그리고 국경선평화학교에서 펼치는 다양한 활동 등 여러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남과 북이 공동으로 하지 못하고 한쪽에서만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만의 짝사랑 식으로 우리끼리 생색내기식의 평화이벤트가 아닌 진정으로 남과 북이 손을 잡고 함께 하는 통일행사가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최종섭 기자 (cjs85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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